내년 3월, 우리 사회의 돌봄 체계가 한 단계 도약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추진하는 '통합돌봄 본사업'이 전국으로 확대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노인과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적 전환점이다.
공단은 지난 2년간 전국 229개 지자체와 함께 시범사업을 운영하며 많은 성과와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무엇보다 지역별로 사업의 편차가 컸다. 어떤 곳은 전담조직과 인력이 체계적으로 갖춰져 빠르게 안착했지만, 일부 지역은 인력 부족과 행정 혼선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본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지금이 바로 제도 표준화와 현장 연결 구조를 완성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전담조직과 인력의 표준 모델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에서 사용된 다양한 형태의 조직 구성을 검토해, 지역 여건에 맞는 표준 형태를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케어매니저, 방문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직군별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중복 업무를 줄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통합돌봄의 핵심은 ‘연계’인데, 역할이 모호하면 연계도 불가능하다.
두 번째는 정보와 소통의 통합이다.
현재 의료·요양·복지 시스템이 각각 다른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
통합정보시스템의 연동 표준을 마련하고, 지역-공단-중앙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기술지원 창구도 필요하다.
세 번째는 현장 역량 강화다.
통합돌봄은 단순히 서비스 하나를 제공하는 일이 아니라, 의료·복지·주거·심리 지원이 함께 이뤄지는 종합적인 활동이다.
이런 복합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현장 실무자들의 교육체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이론 중심의 강의보다, 사례 중심의 실습형 교육과 현장 멘토링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네 번째는 지속 가능한 재정 구조다.
일부 지자체는 국비보조 제외로 인해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사업 예산은 단년도 지원이 아닌, 장기적 인프라 투자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
특히 취약 지역이나 고령화율이 높은 지자체에는 추가 가중치를 두는 방식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민관협력의 실질적 인센티브를 만들어야 한다.
돌봄의 최전선에는 공공뿐 아니라 수많은 민간기관이 함께하고 있다.
민간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공공-민간-주민’이 함께 돌봄을 만들어가는 공동체적 접근이야말로 지속가능한 통합돌봄의 핵심이다.
통합돌봄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사람을 돌보는 것은 결국 사람의 손과 마음이다.
제도는 그 손과 마음이 더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틀이어야 한다.
공단은 시범사업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지역별 편차를 줄여 모두가 돌봄의 공백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
통합돌봄지원의 본사업은 행정사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미래를 준비하는 국민적 약속이다.
제도가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인 통합돌봄 —
그 철학이 흔들리지 않을 때, 진정한 통합의 길이 열릴 것이다.